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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ence of Charity & Ethics of Bitcoin 후원의 고찰, 그리고 비트코인"

편지

후원하는 아이들 중 탄자니아에서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한달 $1 조차 벌지 못하는 그곳은 빈곤과의 싸움입니다. 말라리아 장티푸스 질병들에도 취약한데 이번 코비드는 치명타였습니다. 이미 부모세대들은 빈곤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 세대라도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에 아내와 10년전에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코비드 기간동안 크게 아팠던 아이가 없어서 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후원 밖의 아이들에겐 얼마나 힘든 기간이었을까 마음이 아픕니다.

최근 엘살바도르 법정화폐 토론을 보며 이론적으로만 생각했던 비트코인의 자유, 정의, 빈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성실히 일해서 벌어온 돈이 정부의 미숙함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종이 쪼가리가 되어버린 현실이 닥친다면 베네수엘라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대한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빈곤을 이기고자 해외에서 홀로 일하는 기러기 아빠들은 비싼 수수료를 내며 송금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 앞에 수긍하는 수밖엔 없습니다.

비트코인을 개발한 사토시나카모토가 제네시스블록에 담은 2009년 1월 3일자 더타임즈 헤드라인, “은행들의 두번째 구제금융을 앞두고 있는 (영국)재무장관”1은 그의 엘리트들에 대한 분노, 한숨, 그리고 도전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관을 거치지 않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래, 사람을 검증하는 것이 아닌 비트코인을 검증하며, 누구나 24시간 언제든지 1BTC를 1BTC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거래 시스탬을 고안해 내었고 비트코인의 두번째 레이어에 구축된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더 빠르고 더 낮은 수수료로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2

비트코인이 마술을 부려서 모두 행복하게 되는 세상은 상상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힘없는 자들에게 바꿀 수 없을 거 같았던 금융 시스템에 희망의 변화가 오고 있다면 저는 지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지지 중의 하나는 비트코인을 알리는 것 그리고 홀드 해 주는 것입니다.

고민

물론 저에겐 항상 철학적, 도덕적 고민이 따라다닙니다. 내가 후원하며 누군가를 돕는다고 하면서 월급에서 자동이체로 후원과 장학금을 보내는 것이 정말 그들을 도우려고 하는 마음인가. 정말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처럼 소비하는게 맞는것인가. 세상에 아사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혼자 잘살아 보겠다고 은퇴자금을 늘려가는게 맞는것인가. 같은 맥락으로 비트코인은 돈을 벌려고 투자한 것이지 세상을 변화하는데 동참한다는건 변명일 뿐이라고 말이죠.

정말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처럼 소비하는게 맞는것인가. 세상에 아사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혼자 잘살아 보겠다고 은퇴자금을 늘려가는게 맞는것인가.

불행하게도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최근 흐릿한 조명아래 내린 저의 작은 대답은, “그래도 그 몇명에겐 삶의 변화를 주었잖아” 입니다.

저의 생활 소비 패턴이나 저의 시작 동기와 무관하게 후원은 그 아이들에겐 힘이 되었고 먹을 것, 입을 것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 고민에 대한 답은 제 자신이 안고 가야 할 뿐 그 아이들에겐 필요치 않습니다. 비트코인 또한 제 고민의 답은 쓸모가 없습니다. 제가 네트워크에 투자하고 홀드한 결과에 누군가에겐 작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제가 트윗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비트코인의 팩트를 더욱 널리 알려서 더 안정적인 네트워크가 되길 원하는 마음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탄자니아의 어느 한 아이에겐 은행이 거부할지라도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선택이 주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그 몇명에겐 삶의 변화를 주었잖아

돌보는 것

불혹의 40대라는 말이 이젠 어울리지 않는거 같습니다. 더 좋은 차는 물론이고 더 화려한 호텔 휴양지, 더 고급 식당도 가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 바로 옆 이웃을 돌보는 것 없이 추구하는 행복은 결국 의미없는 기억속 추억이나 사진으로만 남을것을 알기에 오늘도 소비에 한번 더 생각하고 제가 갖고 있는 시간에 한번 더 고민합니다. 나눌 수 있음에 숨실 수 있음에 사랑할 수 있기에 감사하며 동시에 HODL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모두가 비트코인을 이해하며 받아드릴거라 생각치는 않습니다. 비트코인 외에도 항상 이웃에겐 도움의 공간이 비어 있습니다. 특히 코비드 기간을 지나며 그 공간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 공간을 작게나마 채울 수 있는 힘이 당신에겐 있습니다. 모든 것은 선택입니다.